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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부보다 못해요” 요양보호사의 피눈물

  • amargi
  • 2008-12-25
  • 조회수 10474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으로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한 노인이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제공
 
“50평짜리 집을 물걸레로 청소하는데 어깨도 아프고,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젊은 사람이 몸을 너무 사리는 거 아니냐고. 막 그렇게 말하잖아요. 내가 정말 이 일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 많이 했어요. 장보고 밥하기도 바쁜데 청소하랴, 목욕시키랴. 정말 파출부가 따로 없어요.”
요양보호사는 지난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본격 실시되기 이전부터 별다른 시험 없이 일정 교육만 받으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물론, 쉽게 일자리도 구할 수 있다는 광고와 함께 신종 직업군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인력 과잉공급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고된 일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과 요양보호사에 대한 서비스 이용자 및 가족들의 인식 부족으로 파출부나 잡부로 대접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요양보호사조차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요양시설 및 재가시설 취업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일부 요양보호사들은 주말에 병원간병 등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소득을 보전하고 있으며, 휴식 없는 노동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질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 최저임금의 절반 밖에 못 받는 열악한 임금 -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고 한 달에 144만1170원을 받습니다. 이 중 연장 및 야간, 휴일수당 등을 제외한 기본급은 78만8000원입니다. 이를 한 달 총 근무시간인 360시간으로 나누면 시간당 2180원을 받는 셈이죠.”
 
요양보호사가 저임금 고용불안 과도한 업무 부담 등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에 따르면 요양보호시설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요양보호사의 평균 급여는 129만5000원,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된 요양보호사들의 평균급여는 95만2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월급제로 직접이거나 간접고용이 됐을 경우다.
대부분은 경영적자를 핑계로 시급제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재가시설의 경우 시급제가 73%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보통 시간당 5000~8000원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 1일 8시간 주 40시간이 기준이나 이동시간과 보고서 작성 시간 등은 제외돼 보통 1일 6시간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 월급으로 따지면 80만원에 불과해 생계유지도 힘들고 이동시 교통비도 따로 지급받지 못해 일을 해도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관계자는 “일부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노인복지시설은 의무채용 기준에 따라 요양보호사를 채용할 때 근로자에 대한 4대 보험가입 또는 인건비 등 기관 운영비가 지출되지 않는 시간제나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요양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김모씨(52)는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고 한 달에 85만원을 받는다. 시간당 2361원꼴로 법정 최저임금인 시간당 3770원의 62.6%에 불과하다. - 장시간 노동 노출, 질 낮은 서비스 동반 -“밤에는 혼자 근무하는데 언제 대상자가 나올지 몰라 긴장상태에서 일을 합니다. 3층에 기저귀를 갈려 올라갈 때 2층은 방치되는 셈이죠. 치매인 분이 있어서 언제 나올지 몰라 묶어놓고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요양보호사의 절반 이상이 장시간 노동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요양기관에서는 1일 8시간이상 근무하는 장시간 근무형태인 12시간 2교대나 24시간 격일제 근무를 선호한다. 이는 적은 인력으로 운영이 가능하고, 임금은 포괄임금으로 계산해 시간외, 야간, 휴일근로 수당을 포괄임금으로 일정액 지급함으로써 이윤을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근무형태이기 때문이다. 한 요양보호사는 “휴일이란 게 밤 근무 후 휴일밖에 없어 제대로 쉴 수가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대부분 치매환자, 중풍환자가 많아 노동 강도가 세 오히려 노동시간을 줄여 일해야 할 조건이다. 이런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에게도 최악의 조건이지만 결국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이 외에도 요양기관이 노동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이상이면 주 1회의 유급휴일을 부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휴일을 부여하지 않거나 그에 따른 수당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계약 때 정한 급여를 일방적으로 삭감하거나 이마저 체불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오상윤 보건복지가족부 요양보험제도과 사무관은 지난 10월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질 향상 과제’ 토론회에서 “정부에서 요양보호사의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인건비 책정 등을 규제하는 것은 힘든 형편”이라며 “낮은 인건비가 낮은 서비스로 귀결되지 않도록 서비스 평가도구를 보완하는 등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전국요양보호사협회 문설희 사무차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는 요양보호사 채용 시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이를 임금제도와 결부시키지 않아 간접고용이나 시급제로 악용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요양보호사의 임금과 근무여건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출부보다 못한 대접받아” 요양보호사들 울분 -“물 값과 전기료 때문에 세탁기가 있어도 손빨래하라고 합니다. 대상자가 휴가 다녀온 가족들 빨래를 하라고 해서, 기관에 문의했더니 책임을 회피하더군요. 대상자가 요양보호사 무시하는 발언을 해 기분이 상했습니다.”“극도의 성희롱을 당합니다. 노골적으로 금품 제공한다고 하면서 성행위를 강요합니다. 자신의 성기를 만져달라고 하거나 종종 노출하기도 합니다. 요구불만 시 폭행까지 합니다. 너무 심해요.”요양보호사들의 고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케어를 하러 간 집에서 성추행을 당하거나 파출부와 다름없는 집안일을 하기도 한다. 한 학원생의 경우 실습하러 간 집에서 할머니의 기저귀를 엎드려 갈아주고 있는 사이, 할아버지가 자신의 엉덩이를 만져 놀랬다고 한다. 한 요양보호사의 경우 방문요양을 하러 가서 보호자의 부탁으로 50평짜리 아파트에서 물걸레질을 했다는 사례도 있었다.한 요양보호사는 “김치 담그기, 보호자 빨래뿐만 아니라 고추를 따고 거름을 밭에다 주고 와야 한다. 농사일까지 시킨다”며 부당한 요구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요양보호사는 “차라리 파출부 일이 더 낫겠다”며 “아직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런지 요양보호사를 파출부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관계자는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들과 어른신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양측 모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대처법이라든가 인성교육을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지만 요양보호사에 대한 서비스 대상자들의 인식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밝혔다.현재 정부는 요양보호사의 서비스 질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서비스 질 확보를 위한 대책은 전혀 없다.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도입 등의 내용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미 요양보호사가 18만 명 이상 배출된 상황에서 이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 일선 현장에서는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이나 요양기관의 허가제 전환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사회복지사는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의 설립기준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해 요양보호사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자격증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 요양기관 역시 요양보호사를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용자나 가족들이 요양보호사의 업무와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요양보호사에 대한 사회적 대우, 인식을 높이기 위한 대국민 홍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의견수 : 6개

por272 10.02.19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진짜 슬픈현실입니다. 국가에서 어려운 사정을 알아주셨으면 하고 어디까지의 선을 분명하게 그어주고 센터에서는 대상자뺏길까봐 무조건 해주라고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억울 10.01.30

요양보호사는 어른들과의 신뢰와 인간적인 믿음으로 케어를 합니다. 하지만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호자들의 지나친 천대와 어르신들의 가족 보호가 얻갈려 억울해도 하소연도 못하고 거짓말쟁이와 신뢰를 할 수 없는 사람이 되기 마련입니다.에를들어 가족들의 속옷도 빨고 50평 가까운 집을 소독제와 스팀 청소도 해야 하며 여자보호자의 피가 묻은 속옷 까지 빨면서도 말도 못하고 2시간 청소하고 30분 어른과 대화하는 시간을 갇고 또그 어르신은 30분 일하고 2시간 넘게 수다만 떨고 간다고 하는데는 정말 억울 하고 눈물이 납니다. 그래도 참고 참았는데도 억울한 말로 사람을 무참히도 짓밟고 한순간에 잘라버리는 보호자들의 폭행에 분하고 억울한 우리들은 어디가서 이 억울함을 풀어야할지 막막합니다. 이런 일을 당하는 사람들이 저 뿐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요양보호사들이 억울하지않게 제가 센터나 보건복지부 가족부는 요양보호사가 재가 방문 시에 그 가족이나 보호자들에게 요양 보호사가 어디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정확하고 명확하게 서류화 시켜 보호자분들이나 그 외에 가족분들에게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오양은 09.03.09

요양보호사의 고충은 정말 새삼 어려움이 많습니다,허나 환자들은 가장 불쌍한 사람들입니다,기본 예의,의무감 상실 국민적 기대에 찬 사업을 1사람의 잘못으로 오명을 쓰는 오류가 없었으면 하고 기대합니다,대우가 좋을때 까지 힘내주시기 바랍니다.

요양 보호사 09.03.03

국가 에서는 요양보호사 들이 재가 방문을 하여 어떠한 일을 하는지 t.v로 홍보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리하면 요양보호사가 어르신만 케어 있으것 같읍니다

들국화 08.12.31

요양보호사 격이 추락한건 사실입니다. 간병사만도 못한 처우와 환경 제도개선이
안되면 중년여인들이 모두 아사직전으로 갈겁니다. 손가락 관절 부터.. 허리요통 등등..
짤고짤아 수십만원되는 교육비투자하고.. 시급을 주니...원.......어캐될른지? 물론 양심적인 시설도 있긴 하지만요......

맞습니다 08.12.28

근로기준법상 8시간아닌가요? 24시격일이라도 한달내내 12시간근무입니다.
요양보호사제도 과연누굴위한겁니까 교육원 돈벌어주고 국가에서 싼값에 제도운영해
자기들이 생색내자 아닙니까 마구배출되는 요양보호사 싸게고용하자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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