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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벼랑으로 등 떠미는 ‘황혼 우울증’

  • 1004ggot
  • 2010-05-07
  • 조회수 8593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전체적으로 보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지만 그중에서도 노인 자살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98년에 1165명이었던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수가 2008년에는 3561명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고령 사회의 제반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노인의 자살 문제 또한 급속한 도시화, 핵가족화라는 사회 전반의 변화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 현상이 맞물린 결과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2000년에 노인 인구가 전체의 7%를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래 2018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상회하는 ‘고령사회’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핵가족화 또한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도시 거주 노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독거 노인 또는 노인 단독가구인 것이 현실이며 성인 자녀들의 노부모에 대한 부양 의식 또한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그 결과 증가 일로에 있는 각종 노인 문제가 가족에 의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우자와의 사별, 사회적 고립, 갑작스러운 은퇴나 실직으로 인한 수입원의 감소, 장애를 유발하는 만성적인 질병, 노인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 등 자살로 이어질 만한 위험요인들이 널려있다. 이 중에서도 노인 자살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노인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치료 성공률이 80~90%에 이르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다수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거나 뒤늦게 치료를 받는 탓에 경과가 악화되고, 급기야 자살을 초래하기도 한다. 외국에서 시행된 자살 노인들에 대한 심리적 부검 연구들은 자살을 시도한 노인의 절대 다수가 우울증에 이환되어 있었음을 보고하고 있다.

흔히 노인들의 삼고(三苦)로 불리는 질병, 가난, 고독과 같은 위험 요인을 가진 노인들이 우울증에 이환되기 쉬우며 이러한 노인들 중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 자살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가 기울여야 할 노력은 무엇인가? 우선 노인들의 빈곤과 사회적 고립을 타개할 수 있는 노인 연금제도의 확충을 비롯한 사회복지서비스의 확대 실시, 질병으로 인해 일상생활기능이 저하된 노인들을 위한 장기요양서비스 수혜 대상의 확대, 우울증 치료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국민 계몽 등의 대책을 열거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인 자살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대책으로서 가장 시급한 것은 ‘노인 자살예방 서비스’의 개발과 전국적인 보급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개발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노인들이 웬만해서는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서비스 제공자 측에서 적극적으로 찾아나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해외 사례 중 참고할 만한 것이 미국 워싱턴주 동부에 있는 도시 스포캔 지역 정신보건센터의 노인서비스부에서 시행한 게이트키퍼(gatekeeper)를 활용한 포괄적인 사례관리시스템이다. 이 지역에서는 경찰관, 소방관, 성직자, 아파트 관리인, 신문·우유 배달원 등 노인과 접촉이 잦은 인력들을 대상으로 노인 우울증과 노인 자살에 대한 교육을 시행한 후, 이들이 접촉하는 노인들에게서 우울증이나 자살의 징후가 보이면 정신보건센터의 사례관리시스템으로 의뢰하여 전문적인 평가와 치료를 받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정신보건센터가 이러한 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한 바 있으며 타 지역으로 하루 빨리 확산되어야 한다. 즉 정신보건센터 내에 노인정신건강사업 전담 인력들을 배치한 후, 지역 사회 내에서 게이트키퍼들을 양성해 훈련시키고, 자살 고위험 요인을 보유한 노인들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의뢰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보건센터는 이미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모델 구축을 통해 노인자살 예방 서비스를 이른 시일 내에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며, 급증하는 노인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출  처 :경향일보





의견수 : 1개

angel4724 10.05.10

우리나라를 위하여 고생고생 하여서 지금의 강대국으로 이바지 하신 어르신들을 위하여 물질 양면으로 많이 투자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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