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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남편 40년 돌본 아내, 우울증에 무너졌다

  • 민영수
  • 2015-06-29
  • 조회수 244

요양원 입소 앞두고 남편 살해 뒤 자신도 독약 4통 먹고 뒤따른 듯


 


요양원 입소를 앞둔 70대 노부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건강 악화로 우울증에 시달리던 아내가 장애를 앓는 남편을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3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17분쯤 광주 광산구 모 아파트 이모(76)씨의 집에서 이씨와 아내 조모(7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거실에, 조씨는 작은방 침대 옆에 쓰러져 있었다. 이씨의 발은 끈으로 묶여 있었고 목에서는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 조씨는 구토한 흔적이 있었으며 침대에는 조씨가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극약이 들어 있는 통 4개가 놓여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온종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자녀의 연락을 받고 인근에 사는 조씨의 남동생이 119구조대와 함께 잠근 문을 열고 들어가 숨진 부부를 발견했다. 이씨는 40년 전 사고로 화상을 입어 양팔을 잃었다. 조씨는 40년간 장애인인 남편을 돌봐 왔으며 최근 건강이 악화되며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별다른 직업 없이 장애 수당과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살아 왔으며 서울과 경기도에 사는 자녀와 오랜 기간 떨어져 살아 왔다. 부부는 최근 자녀와 논의 끝에 33평 아파트를 팔고 다음달 말 요양원으로 옮겨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검을 시행,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최근 건강이 악화되고 우울증까지 심해지면서 많이 힘들어 했다”며 “몸이 불편한 남편을 혼자 두고 죽을 수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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