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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올해 노인일자리 3만 8천여개 제공

  • cjs5753
  • 2010-02-01
  • 조회수 6455
인생의 황혼기, 이제 일할 맛 느껴요
 
서울시, 올해 노인일자리 3만 8천여 개 제공



주위를 돌아보면, 건강하게 사는 어르신은 모두 일을 하고 있다. ‘일’이 주는 적당한 긴장감이 삶에 활력을 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나이 들어 직업을 구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게다가 요즘엔 청년ㆍ장년층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보니 아예 손을 놓는 어르신이 더 많은 실정이다. 하지만 구하려 하면 얻는다고, 60세가 넘어서 당당하게 자신의 일을 찾은 어르신들이 있다. 지난해 어르신 일자리 사업에 참여했거나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 네 분을 만나봤다.

실버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어떠세요 … 이창숙 어머님(70세)

손님, 안녕하십니까,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이창숙 어머님은 실버카페 샤이닝에서 일하고 있다. 올해 나이 70세, 샤이닝에서 근무한 지도 벌써 7년째다. 남들은 일하기 힘들지 않냐고 하지만, 오히려 이곳에서 일하기 전 건강이 더 안좋았다. 그래도 일하고 싶은 마음에 마포노인복지관에서 모집하는 실버카페에 지원했고, 그리고 합격했다.
         놀랍게도 샤이닝에서 일을 하면서 허리가 깨끗하게 나았다. 많이 걷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보니 건강을 되찾은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이창숙 어머님은 이곳에서 일하면서 사람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릴 수 있게 된 것 같아 좋다고 말한다.

         경력이 쌓이다 보니 이 손님은 어떤 차를 마시고, 또 이 손님은 물의 양을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 알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맞춰드리면 손님들이 참 좋아하세요. 물론 저도 기분이 좋고요.
        
         그러다보니 어머님에게 있어 샤이닝은 특별한 공간이 됐다.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자신도 모르게 행복을 느낀다.
        
         젊은 사람들이 카페를 많이 찾는데, 카페에 와서 이야기하고 웃고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곳이 나이에 상관없이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느껴져요.
        
         그런 공간에서 어머님은 생활하고 계신다. 그래서일까? 출근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설레는 시간이다. 어머님은 그런 설렘을 많은 어르신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쇠약해지고, 자신감도 없어져요. 하지만 일자리가 있으면 나이 들어서도 삶의 보람과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보람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건강도 찾고 용돈도 벌고 … 한길자 어머님(67세)

        

한길자 어머님은 지난해 마포사랑 실버캅으로 활동했다. 어머님이 주로 하는 일은 초등학교 건널목에서 교통깃발을 들고 교통안전지도를 하는 것. 단순한 일 같았지만,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힘들었다고. 그러나 아이들이 건네는 인사는 어머님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었다.
        
         아이들이 저를 볼 때마다 인사를 하는데, 친손자 손녀처럼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학교 선생님들도 감사하다고 자주 인사를 하시고, 그때마다 보람을 느꼈어요.
        
         게다가 실버캅을 시작하고 나서 당 수치가 뚝~ 떨어져 건강까지 되찾게 됐다. 사실 실버캅도 당뇨가 있고 위가 안 좋아서 치료비를 벌 겸 시작했다. 그런데 많이 걷고 활동하면서 200이었던 당 수치가 101로 떨어졌다. 돈도 벌고 건강도 찾으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셈이다. 그래서 그는 올해도 마포사랑 실버캅에 지원할 계획이다.
        
         실버캅 모두가 저처럼 건강해졌을 거예요. 활동하면서 팀원들과 이야기도 하고 아이들을 보니 즐거워서 우울증도 사라졌거든요.
        

        
아이가 넘어질 때마다 할머니 마음으로 … 조은정 어머님(65세)
        
         조은정 어머님은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내 자녀 교육이 먼저지’ 하는 마음에 교단에 선지 15년 만에 일을 그만뒀다. 그 후 아이들을 키우고 집안일을 하면서 30년이 흘렀다. 아직 아이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어머님은 지난해 특수학교 보조교사를 뽑는 자리에 지원서를 냈다. 설마 될까 싶었지만 용기를 냈고, 용강초병설 유치원에 나가 특수반 아이들을 보조하기 시작했다.
        
         교직에 대한 아쉬움을 이제야 풀게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내가 하는 일이 특수 아동들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머님이 속한 특수반에는 언어장애, 발달장애, 자폐아, 지체장애 아이들이 있다. 그중에서 어머님은 눈이 동그랗고 통통한 볼을 가진 자폐아의 등원을 도왔다. 소아마비는 아닌데 다리가 약하여 조금만 건드려도 넘어지는 6살 아이였다.
        
         모든 일상을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특수교사들의 가장 큰 임무임에도 아이가 넘어지려고 하면 난 언제나 할머니의 심정으로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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