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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 7월 시행 앞두고 혼란 불가피

  • amargi
  • 2008-05-13
  • 조회수 6383
노인장기요양보험 7월 시행 앞두고 혼란 불가피
 
  대구 중구 동인동에 지을 예정이던 E재단의 노인요양원(60병상)은 주민 민원 때문에 장소를 달성군 논공면으로 옮겼다. 하지만 이곳 역시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달성군 옥포면에 들어설 예정이던 S요양원(10병상) 역시 주민 반대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 현재 재단이사장이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 동의를 구하고 있다. 북구 도남동에 들어서는 H재단 요양원(60병상)은 우여곡절 끝에 이달 착공에 들어간다. 주민 반대가 심하자 구청장 직권으로 건축허가를 취소해 행정소송을 거쳐 겨우 건축할 수 있게 됐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자가 몰리고 있지만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요양병원이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접수를 시작했고 13일 오전 현재 대구·경북의 신청자수는 모두 8천940명. 하루 평균 500여명꼴이다. 그러나 시행 1개월여를 앞둔 현재까지 노인요양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 대상자의 30%는 입소 못해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재산과 소득에 관계없이 65세 이상 노인성 질환이 있거나, 치매·뇌혈관성 등의 질환을 앓는 65세 미만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에 따라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등급판정을 거쳐 약 16만명이 수급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 중 3.1%에 달하는 수치다. 대구의 경우 노인인구 22만6천700명 중 시설이용 대상자는 약 7천36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가능한 대구지역의 시설 입소인원은 5천133명(73%)뿐이다. 대구시 윤정희 고령사회대책 담당은 "대구의 시설 충족률은 16개 시·도 중 최하위 수준인 15위"라며 "올 연말까지 신축과 시설 증설을 서둘러 입소인원을 98%(6천917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지만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15~20%에 달하는 본인부담금이 부담스러운 가정도 상당수다. 월 160만원에 달하는 요양시설 입소 비용이 30만~40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지긴 하지만 차상위계층 등 일부 가정에는 여전히 비싼 금액이다. 이모(73·남구 이천동)씨는 지난해 장기요양보험 1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시설에 입소하지 않았다. 20%에 달하는 본인부담금 부담 때문이다. 이씨는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싼 가격이지만 없는 형편에 매달 30만원 이상을 내기란 쉽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건강공단 관계자는 "기초생활수급권자에게는 본인 부담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있지만, 나머지는 보험 재정상 본인부담금을 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족이 보살피겠다?
 
한모(69·경북 안동)씨는 자식들의 만류로 시설 입소를 포기했다. 아들이 둘씩이나 있는데 요양병원이 웬말이냐며 자식들이 극구 말렸다. 한씨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시설에서 노후를 보내려 했는데, 남들의 이목이 부담스럽다는 자식들의 얘기에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모(76·남구 봉덕동)씨 역시 2등급 판정을 받고도 시설 입소를 포기했다. 혼자 남을 아내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무래도 둘이 서로 의지하고 사는 편이 서로에게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제와서 자식들에게 얹혀 살 아내의 모습도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7월부터 3년째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시범 실시한 경북 안동의 경우 노인인구 2만8천489명 중 1·2·3등급을 판정받은 노인은 모두 1천124명. 이 중 156명(14.4%)만이 요양시설에 입소했다. 2007년부터 올 6월까지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대구 남구는 전체 노인인구 2만1천869명 중 408명이 1·2·3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그 중 99명(24%)이 시설에서 요양 중이다.
 
건강공단 관계자는 "등급 판정을 받고도 입소를 하지 않는 노인들은 가족이 직접 보살피겠다는 경우가 상당수(83%)였다"며 "보수적인 지역 정서, 효 사상 등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수발을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데다 이웃, 친척의 눈치를 보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매일신문]
 
 
기사 작성일 : 2008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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