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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母 방치‘현대판 고려장’에 무너지는 천륜

  • amargi
  • 2006-09-15
  • 조회수 5796
노인학대 심각 보호체계 절실
 
도내에서도 자식들에게 맞고 사는 노인들이 늘면서 사회적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더구나 몸이 아파서 의지할 데 없는 노모를 방치하는 ‘현대판 고려장’과 같은 패륜적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학대에 노출된 노인들을 보호할 시설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제주도노인학대예방센터가 밝힌 노인학대 사례를 보면 G씨(65)는 치매에 걸린 96세의 노모를 부양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 마을주민은 읍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G씨는 노모의 시설입소는 물론 기초수급자 선정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결국 보건소 직원들이 집을 방문해 도움을 주고 있다.
 
H씨(48)인 경우 술만 먹으면 아들을 때리고 이를 말리는 91세의 노모까지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리다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노모는 고소를 결심할 정도로 폭력과 핍박에 시달려왔다. 상담원이 피해 노인을 만날 당시 눈 주위에 멍이 들어 있었다.
배다른 아들인 B씨(53)는 친아버지의 소재를 알려달라며 자신을 키워준 74세의 노모의 머리채를 흔들고 욕설을 하는 등 매일같이 정신적 학대를 가했다. B씨는 친아버지의 재산 욕심으로 노모를 못 살게 굴었다.
 
노인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2004년 12월 개소 후 올 상반기까지 학대로 피해를 당한 노인은 131명(남 39.여 92명)에 이르고 있다.
 
64건의 학대사례와 292건의 상담사례를 통한 학대행위(비율)를 보면 정서학대 48%, 방임 18%, 재정학대 15%, 신체학대 11%, 자기방임(스스로 자포자기) 5%, 성적학대 3% 등이다.
 
가해자 비율을 보면 아들이 47%로 가장 많았고 이어 며느리 18%, 배우자 16%, 사위 7%, 딸 5%, 기타 7% 등이다.
 
즉 도내 노인학대 대부분은 아들에 의한 것이며 욕설과 무시, 비하, 고의적 따돌림, 쫓아냄, 이유 없는 짜증 등 정서적 학대로 자신을 키워준 부모를 학대하고 괴롭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도내에 학대를 당한 피해노인을 머물게 할 보호시설이 없다는 것.
이로인해 피해노인들은 자비를 들여 요양원과 양로원을 찾고 있으며, 처지가 안 될 경우 상담센터는 기초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한 뒤 무료 요양시설을 알선해 주고 있다.
 
김선희 센터소장은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학대는 관심만 갖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한 뒤 “예산과 인력지원이 있어야 상담에서 치유, 격리보호까지 최종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일보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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