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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노인복지, 다음넷 아고라

  • amargi
  • 2006-08-06
  • 조회수 4173
저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사회학적 관점에서 경제발전과의 연관성을 논할 만큼의 학문을 닦지는 않았지만, 북유럽에서 살면서 유학했던 경험을 살려 몇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북유럽의 복지수준을 논하는데에는 울나라 사람으로서는 두가지 제약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경제논리에 어렸을적부터 사회, 문화적으로 길들여져 있다는 점,
 
두번째는 일본에 의한 오랜 식민지 지배와 민주 투쟁의 역사에서 비롯된 정부 주도적 경제 계획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꼽을 수 있습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북유럽에서는 일을 안해도 먹고 살수는 있습니다.
 
오죽하면 북유럽에서는 장애인 - 노인 - 비장애인 순서대로 편하게 즐기면서 살수 있다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사회적 제반제도가 갖추어질수 있었던 데에는 유럽이라는 대륙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과정(민주주의 이념의 본고장) ,사회적 통념(아시아에 비해 발달된 관용과 통합 정신) 등등, 어떻게 해서 오늘날의 사민주의가 자리잡혀지게 되었을까 하는 설명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통계를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세계에서 중산층이 가장 두터운 나라가 덴마크를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5개국입니다. 중산층이 많다는 말은 우리가 쉽게 이해할수 있듯이 상위 10%의 부유한 층과 하위 10%의 빈곤층을 제외하고 국민 대부분이 비등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북유럽의 높은 세금 비율을 비롯한 있는자의 것을 받아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성장과 분배의 흐름이 늘 함께 하는 사회라고 볼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덴마크의 한 친구는 선천성 척추 장애를 갖고 태어났는데,
 
덴마크는 세계에서 자동차 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보통 150%~ 200%의 세금이 붙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 차도 주고, 생활비도 보통 학생들에 비해서 많이 줄뿐더러,
 
집도 주고, 차 유지비도 따로 지급합니다.
 
 
 
또한 노인 복지 시스템을 살펴 보면
 
북유럽에서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푸른 초원위의 삐까뻔쩍한 큰 팬션같이 생긴 건물은
 
대부분 은퇴한 노인분들이 지내고 있으시는 건물들입니다.
 
 
 
제가 살고 있었던 기숙사의 옆동네도 모두 그런 실버타운들이었는데, 그분들 아침마다 산책하시고
 
단체 여행 다니시고 멋스런 버버리 자켓 입으신 모습에서 저 대학 다닐때 화장실 청소하시던 용역회사 할머님들과 참 비교가 되더랍니다.
 
 
 
2년전 겨울에 있었던 덴마크 총리 선거에서도 유권자 설문조사 결과 차기 정부에게 바라는
 
사항들의 no.1이 노인복지의 확대인것을 보고 뒤로 넘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때까지(영국의 한 신문기자가 이말을 쓰면서 어느덧 유럽의 복지제도를 관망하는 어구가 되었죠..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병원비용은 무료이고(우리나라 같은 경우 보험이 없으면 내일 당장 암발병 사실을 접해도 집날리고 차날리고 빚지는 사태와는 다른 모습이죠)
 
 
 
교육도 무료이며(금년 상반기까지는 모든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학비가 무료였으나, 밀려들어오는 아시아 학생들의 숫자에 못이겨 담학기부터는 등록금 부과됩니다.)
 
각종 정부에서 지침하고 있는 수당은 말로 다 헤아리기도 힘듭니다.
 
 
 
또한 학생은 18세가 넘으면 부모님과 따로 독립해서 사는 경우 한달에 한화 약 100만원에 이르는 생활비를 보조받고, 다만.. 이때부터는 치과치료는 50%는 자비로 해결해야 합니다. (18세전까지는 국가가 부담.. 이게 어찌나 부럽던지.. 제가 이가 약해서.. ㅋㅋ)
 
 
 
스웨덴 또한 덴마크와 더불어 세계에서 세금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여기도 덴마크와 복지 시스템은 비슷합니다.
 
 
 
제가 정말 보고 왕황당 했던 경우가..
 
34세의 스웨디쉬 두 남매의 엄마였는데 회사에서 부적응자로 분류되어 정리해고를 당했습니다.
 
해고 되자마자 회사에서는 퇴직금과 별도로 3개월치의 월급을 선납해야 하고,
 
그 이후부터 최고 2년여의 기간동안은 원래 월급의 90%가량의 생활비가 정부로부터 지급됩니다.
 
 
 
그 2년이라는 기간은 정부에서 새로운 잡을 잡을수 있을때까지의 맥시멈 기간으로,
 
물론.. 이때까지도 일자리를 못잡으면 지급되는 액수의 퍼센테이지는 내려갈지라도 먹고 사는데에는
 
풍족하진 않지만 지장 없습니다.
 
참고로.. 이 아줌마.. 남편은 멀쩡한 직장 잘 다니고 있는 상황이었지요.
 
 
 
직장도 안나가겠다, 돈도 나오겠다, 하루종일 하는일을 보니 인터넷하고, 담배피고, 독일에서 싸게 대량으로 사가지고 온 캔디 먹으면서 애들이랑 노는 모습을 보니..
 
이게 바로 북유럽 복지 제도의 폐단이구나 싶었습니다.
 
 
 
스웨덴에서 만났던 또 한부류는.. 나이는 저랑 비슷한 20대 초반이었는데, 공부도 하다가 하기 싫다고 때려치고, 일도 하기 싫다고 할 생각도 안하고, 정부에서 지급되는 생활비로 그럭저럭 살아가는 젊은 애들을 보니 이러고도 어떻게 스웨덴의 하루가 굴러가나 싶을정도로 한심하더군요.
 
 
 
네덜란드에서 만났던 한 할머니(?)는 모터바이크 4800유로 짜리 취미로 갖고 계시고,
 
3000유로가 넘는 캐논 사진기를 사시면서 30대 후반부터 65세가 되는 오늘까지 쭈--욱 정부 보조금으로 살고 있으십니다.
 
 
 
근데 더 쇼킹했던건.. 바로 이 할머니는 성전환 수술을 받으셔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일자리를 구할수 없었다는 겁니다.
 
언제부턴가 시작된 성정체성의 혼란으로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할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이 내려진후
 
 
 
성전환 수술도 정부가 해주고, 몸 아프면 일주일에 100유로가 넘는 약값도 다 정부가 내주고
 
(현재 네덜란드의 메디컬 케어 시스템은 정부와 보험회사가 일정 부담을 나눠서 하는 제도로 바뀌었습니다.)
 
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다 못해 오히려 태만을 키우는게 아닐까하는 의심까지 들더라구요.
 
 
 
이런 일을 겪은 후, 아는 사복과 교수님과 푸념아닌 푸념을 늘어놓았죠.
 
교수님은 그러시더라구요. 구데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겠냐..
 
 
 
맞는 말씀입니다. 오늘의 북유럽이 살기좋은 나라 탑10을 유지하고,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정통 자본주의 국가들과 견주어 밀리지 않는 이유는 이런 제도를 악용 하는 국민들보다는 자신들이 발전시키고 이뤄놓은 사민주의를 지키고 신뢰하는 국민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노동자들은 우리나라만큼 회사에 충성하지도 않을뿐더러, 자신들의 책임을 다하고 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정부를 비롯한 사회통념상 충분히 인정받고 있고,(머..나쁜말로 표현하면.. 일반 상점들은 울나라보다 쪼끔 불친절한 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정부 보조금 만으로는 우리가 생각할수 있는 보통의 가정을 꾸리기가 결코 쉽지 않기때문에 단 1크로너라도 더 벌기 위해서는 떨어질 사과를 기다리는것 보다는 싱싱한 사과를 따러 가는 길이 더 넓고 빠르기 때문에 쉽게 상상할수 있는 사회주의 사회와는 훨씬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유럽은 물가가 상당히 비싼곳입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너무 비쌉니다.
 
그래서 북유럽 사람들이 큰 파티나 휴가철을 대비해 독일로 대량 쇼핑하러 가는 행렬을 보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으면 독일 플랜스버그의 상점들에 스칸디나비아 5개국 국기가 펄럭이며 북유럽 사람들을 위해 밤 11시까지 영업을 하겠습니까.( 상점안에 북유럽 언어 구사를 할수 있는 캐셔들이 하나씩 다 있습니다.)
 
 
 
그럼 이러한 높은 물가와 완벽에 가까운 복지제도는 어디서부터 오는걸까요...
 
저뿐만이 아닌 그네들에게 물어도 대답은 딱 하나. "세금" 입니다.
 
 
 
제가 초반에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식민지 지배의 역사가 긴만큼 35년여동안 정부에 협조하는 무리는 친일파였고,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의 정부에 대항하는 분들은 민주열사이셨습니다.
 
 
 
정부 지침에 따르고 세금을 다 내는게 반국민적 정서로 오랫동안 자리잡으면서 그 분위기는 한국사회 병폐중에 하나라고 꼬집을수 있는 부유층의 고질적인 탈세로 지금까지도 세금에 대한 인식은 민주주의 국가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만큼 저조한 상태입니다.
 
 
 
북유럽 같은 경우, 국가 경쟁력 순위를 올리는 요소에서도 볼수 있듯이 정치인들의 청렴한 국정 운영은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 하여금 나라의 정직한 일꾼은 곧 정치인이라고 인식될만큼 납세에 대한 저항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만나는 북유럽 친구들에게도 가장 먼저 했던 질문이 바로 요거였습니다.
 
너네는 50%에 육박하거나 넘는 세금을 내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훔쳐가거나 부유층의 탈세에 대한 고민은 없냐고.
 
 
 
어느 나라든 완벽한 제도는 없는 법. 물론 조금의 탈세는 인력부족에서 오는 감시체제의 미비로 일어날수있다고는 하지만(그래도 얘네들의 공무원 수는 인구수 대비 결코 적은숫자가 아닙니다.)
 
자기들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라고 할만큼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집단에 대한 신뢰도는 정말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북유럽의 부자들 동유럽이나 독일로 이사 많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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