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공급 과잉, 재무 구조 불명확"이 주된 사유
2012년 5월 법인 설립 허가, 6월 병원 개설 허가
장성 병원과 사실상 한가족, 두 곳 매출액 134억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전남 장성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의 자매병원으로 경찰이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한 광주 효은요양병원은 수차례 반려를 거친 끝에 가까스로 법인 설립 허가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설립예정지의 병상이 공급과잉인데다 부채 비율이 높고 기본재산 소유자도 불명확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병원 측은 설립 인가도 나기 전에 설비공사에 착수했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
3일 광주시와 의료계에 따르면 광주 효은요양병원은 지난 2011년 4월 광주시에 의료법인 설립허가를 신청했으나 반려 처분을 받았다.
두 요양병원의 실질 이사장은 이모(54)씨로 장성 요양병원은 이씨의 부인이, 광주의 병원은 딸이 서류상 대표(이사장)으로 등재돼 있다.
허가가 반려된 데는 우선 병상 과잉 공급이 문제가 됐다. 광주시 제5기 지역보건의료계획(2011∼2014)에 따르면 광주지역 요양병상의 전체 공급량은 2809병상으로 수요량 2369병상보다 440병상이 많고 특히, 설립 예정지인 광산구의 경우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300병상이나 많아 병상 과잉지역으로 규정됐다. 이에 신규 개설이 억제됐다.
재무구조도 걸림돌이 됐다. 총사업비 62억3500만원 중 26억원을 금융기관 채무로 조달키로 해 부채비율이 41.7%에 달한 점이 문제였다. 광주시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 지침에 따르면 요양병원은 부채 비율이 기본재산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기본재산으로 밝힌 감정평가액 37억원 상당의 광산구 토지 2756㎡와 모 건물(연면적 3846㎡)의 소유자가 이씨 일가가 아닌 K랜드로 돼 있는 등 명확하지 않은 점 또한 허가 발목을 잡았다.
이에 병원 측은 인감증명서의 빈 용도란을 채우는 등 일부 서류를 보완해 같은 해 5월 다시 허가를 신청했으나 유사한 이유로 또 다시 반려됐다.
이에 이씨 등은 의사를 병원장으로 고용, 일단 일반 병원으로 운영해오다 2012년 5월 H의료재단을 설립했다. 두 차례 허가 반려가 있은 뒤 ▲100병상 이상의 병원 시설 ▲자가 건물 ▲병상당 3000만원 최소 30억원의 기본재산 ▲부채비율 30% 미만을 충족시켜 1년 만에 허가를 얻었다. 6월에는 병원 개설 허가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은 허가기관의 공적 견해가 있기도 전인 2011년 2월로 착공일을 정하고 기존 찜질방을 요양병원으로 리모델링하는 계약과 배관설비를 갖추는 공사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재무 상황과 설립예정지의 병상공급 여건 등을 두루 감안해 2차례 정도 반려 처분을 했는데, 그 이후 일단 일반 병원으로 운영하다 요건을 갖춰 의료법인 허가를 받아낸 경우"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2년 요양병원 입원진료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장성 요양병원은 5등급 중 3등급, 효은병원은 4등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 광주지역 22개 요양병원 가운데 1등급은 송정요양병원 1곳, 2등급은 6곳, 3등급은 9곳, 4등급은 5곳에 달했고, 나머지 1곳은 등급외로 분류됐다.
이사장 일가는 지난해 두 병원 매출액으로 장성은 78억3000만원, 광주는 57억7800만원을 국세청에 신고했다.
경찰은 실질 이사장인 이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자매병원인 효은병원과 장성군 보건소, 소방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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