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심장병이나 당뇨병처럼 흔하고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서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기 쉽다. 이럴 때 우울증의 징후를 제대로 아는 것은 환자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먼저 우울한 기분과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의 차이점을 구분해야 한다. 우울함을 느끼는 것은 일반적으로 가족과의 말다툼이나 직장에서의 좌절 등 외부 사건에 의해 유발되는 일시적 장애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일상 업무에 오랫동안 지장을 주지 않으며, 며칠 혹은 길어야 1주일 정도 지속된다.
하지만 우울증은 친구들로부터 멀어지고 예전에 즐겼던 활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잃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동시에 이런 증상이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된다. 미국정신의학학회에 의하면 우울증 진단을 받으려면 증상이 최소한 2주 이상 지속되고 여러 가지 기능에 이전과 다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은 대개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반면,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상황이 절망적이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건강 의학 미디어 '에브리데이헬스 닷컴'은 사랑하는 사람이 우울증을 진단을 받았거나 이런 증상을 보일 때 도울 수 있는 6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1. 걱정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까운 사람에게서 우울증 징후가 느껴진다면, 자신이 걱정하는 문제를 차분하게 털어놓는다. 이때 상대가 자신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애리조나 의대 정신과 올 티엔하우스 교수는 "듣는 것은 도움을 시작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는 "상대의 말문을 열기 위해 최근의 관찰된 변화를 공유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 비판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객관적 사실을 진술하고, 가끔 말을 멈추고 상대가 대답할 여지를 주어야 한다.
2.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다양한 이유로 스스로 치료를 받기 힘들 수 있다. 환자를 위해 병원을 찾아주고, 약속 시간이 다가오면 상기시켜주고, 방문에 동행하는 것이 더 빨리 치료를 받게 하는 방법이다.
환자가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를 만나기를 주저한다면, 주치의와 같이 잘 알고 신뢰하는 의사를 방문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정신건강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어떤 형태로든 필요할 때 일단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3. 일상 생활을 지원한다
우울증 환자는 일상생활에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치료 약속에 동반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장보기 빨래 청소와 같은 일을 도와주거나,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 위해 함께 주변을 산책하는 것을 제안할 수도 있다.
좋아하는 운동을 하거나 자원봉사 처럼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행동 활성화'는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런 활동을 권장하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활동이나 사교 활동을 강요하면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의도치 않게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4. 치료 효과가 있다는 징후를 찾는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불안해서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아래만 내려다본다. 증상이 나아지면 눈을 마주치기 시작할 수 있다.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징후도 있다. 가끔 웃거나 긴장이 풀린 표정을 짓고, 좀 더 차분한 태도를 취하고, 고립을 줄이고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식사와 수면이 개선되는 것 등이다.
5. 치료 효과가 없다는 징후에 주의한다
반면, 개선된 징후가 없으면 우울증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 자살을 고려할 수도 있으므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환자가 "차라리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같은 말을 한다면 위험한 조짐일 수 있다.
6. 재발에 대해 인식한다
우울증은 주기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적인 질병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로 증세가 완화될 수 있지만, 향후 재발 가능성은 서로의 관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우울증 환자를 대할 때 겪는 좌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차도를 보일 때 환자와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재발이 임박했을 때 조기에 징후를 인식하고 대응 계획을 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