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과일 채소라도 성분을 알고 먹는 게 효과적이다. 특정 질병에 대항하는 힘을 키워주는 성분이 있는가 하면, 당분이 너무 많아 당뇨병이나 비만 환자에게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과일과 채소의 성분을 잘 파악해 알맞게 먹으면 건강수명에 도움이 된다. 사과, 고구마, 당근 등 특히 여성이 꼭 먹어야 할 과일 채소에 대해 알아보자.
◆ 미세먼지, 대기오염, 요리연기.. 폐가 신음한다
비타민이 많은 사과에는 의외의 성분이 들어 있다. 퀘세틴(quercetin)이 그 것으로 미세먼지, 대기오염, 요리연기, 간접흡연 등으로부터 폐를 보호해 기관지암의 성장을 저지하는 물질이다(국립암센터 자료). 오염물질로 인해 기관지의 염증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 있다.
2020년 12월 발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서 발생한 폐암 2만 8628건 가운데 여성 폐암은 9104건으로 여성의 암 중 5위였다. 이들 가운데 90% 정도가 담배를 피우지 않은 비흡연 폐암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폐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흡연 뿐 아니라 간접흡연, 석면 등을 취급하는 직업, 미세먼지, 대기오염 등이 꼽힌다.
◆ "하루 몇 번 환기 하세요?" 요리 연기에 경각심 가질 때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으로 집에서 식사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굽고 튀기는 음식을 할 경우 실내 미세먼지가 크게 늘어난다. 음식 종류에 따라 요리 연기에 의한 미세먼지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간다. 과거에는 요리 연기의 위해성에 대해 둔감한 측면이 있었다. 미세먼지가 많은 주방에서 환기에 소홀한 채 수십 년 간 요리를 해온 사람들을 생각해 보자. 물론 요즘은 요리를 하는 남성도 늘었지만 대부분이 여성의 몫이었다.
중년 이상 여성의 비흡연 폐암이 늘고 있는 것은 오랫동안 누적된 주방 미세먼지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자들도 많았다. 춥다고 환기에 소홀하면 집안은 미세먼지에 둘러 싸여 있을 수 있다. 바깥 미세먼지가 가라앉는 오전 9시 이전, 저녁 시간을 피해 집안 환기를 해야 한다. 바깥 미세먼지 상태와 간편한 시간대를 선택해 자주 환기를 해주는 게 좋다.
◆ 젊을 때부터 폐에 좋은 식품을.. "40-50대도 늦지 않았어요"
국립암센터-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를 보면 사과 뿐 아니라 고구마, 당근, 늙은 호박, 단호박, 망고, 시금치 등에도 폐 기능을 올리고 암에 대항하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A의 이전 물질인 베타카로틴(beta-carotene) 성분이 그 역할을 한다. 베타카로틴은 폐 주위의 염증을 막고 면역력을 높여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저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베타카로틴은 시금치, 차, 미역 등에도 들어 있다. 베타카로틴을 많이 섭취하면 침윤성 자궁경부암 발생이 20-50%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폐 기능 뿐 아니라 자궁경부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베타카로틴 흡수를 촉진하기 위해 기름에 둘러 먹거나 오일이 함유된 드레싱을 얹어 먹으면 더욱 좋다. 하지만 이런 음식도 당뇨병 등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 베타카로틴 섭취를 피해야 할 사람들
베타카로틴을 피해야 할 사람도 있다. 오랫동안 담배를 피워온 흡연자들이다. 국립암센터 자료를 보면 당근, 고추,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와 과일, 해조류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에 대한 연구 결과, 흡연자에게서 오히려 폐암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었다. 미국 질병예방서비스위원회(USPSFT)는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먹으면 폐암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먹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폐암은 담배를 피운 양과 기간에 비례한다. 금연을 해도 위험 감소 속도가 워낙 느려서 최대 20년까지 폐암 위험도가 원래 안 피우던 사람보다 높다. 가족 중에 흡연자가있으면 경각심을 일깨워주자. 금연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필터를 거치지 않은 연기를 들이 마시는 간접흡연은 더 해롭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 자주 밖으로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자. 자신의 몸을 관리할수록 암 위험도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