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혈압이 정상보다 높아진 상태로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을 말한다. 2021년 만 19세 이상인 성인 고혈압환자는 1374만 명이다. 그중 20대는 2016년 약 2만 5000명에서 2020년 약 3만 5000명으로 43%나 증가했고 30대도 2016년 약 15만 명에서 2020년 약 19만 명으로 26%나 늘었다.
고혈압은 만성질환으로 다양한 합병증을 불러일으켜 위험이 더욱 크다. 최근 미국 밴더빌트대 생체의공학과 엘리자베스 헨넨 교수 연구팀이 고혈압이 있는 젊은 쥐는 고혈압이 없는 쥐보다 뼈의 질이 훨씬 낮아 골다공증 위험이 높다고 발표했다. 건강을 지키고 혈압을 정상 수치로 관리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 식생활 개선이 최우선
전문가들은 젊은 고혈압환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과 음주, 흡연을 꼽는다. 잦은 회식으로 음주량이 늘고 기름진 음식 섭취와 흡연 등이 혈관 건강을 망가트린 것이다. 특히 젊은 고혈압환자는 비만한 경우가 많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트랜스 지방 함유량이 높은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와 통곡물을 섭취하자. 나트륨은 혈압을 높이니 찌개를 먹을 땐 건더기 위주로 먹고 젓갈과 김치 등 짠맛이 강한 반찬은 피하자.
이미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이라면 식이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이뇨제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푸로세미드’ 등을 복용하면 저칼륨혈증이 유발되기 쉬워 바나나와 시금치, 당근 등 칼륨이 풍부한 음식 섭취를 늘려야 한다. 또, 혈관확장성 칼슘채널 차단제인 암로디핀을 복용 중일 땐 자몽주스와 함께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자.
◆ 내가 고혈압이라고? 인식과 투약
젊은 고혈압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인지율과 치료·투약률은 중장년 환자에 비해 낮다. 부작용이 두려워 투약을 미루는 경우도 많고 젊은 나이를 믿고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방치하기 때문. 허나,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45세 이전에 고혈압이 생겨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65세 이후에 고혈압이 생겨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보다 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젊은 고혈압 환자일수록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약 부작용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으나, 혈압을 정상 수치로 유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복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임의로 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투약 횟수를 줄여서도 안 된다. 특히, 교감신경 차단제 복용을 갑자기 중단하면 심장 박동이 반사적으로 빨라질 수 있어 위험하다. 투약 시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약 먹는걸 깜빡 잊었다면 알아챈 때에 바로 ‘1회’ 용량만 복용하자. 다음 복용 시간이 1시간 내외로 가깝다면 그때 복용하고 임의로 용량을 늘려선 절대 안 된다.
◆ 운동이 살길
고혈압 환자들에게 적정 체중 관리는 필수적이다. 체중이 증가하면 혈압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혈압에 지방이 쌓여 고지혈증과 심근경색 등이 발생하며 혈관 건강이 위협받는다. 환절기엔 일교차가 커 야외 운동 ‘시간’에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낮은 새벽과 밤에는 혈관이 수축돼 평소보다 혈압이 높은데 유산소 운동까지 하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한다.
평소 숨이 차는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을 하기보다 중강도로 1시간 이상 지속하는 게 좋고, 근육을 키우고 체중 관리에 도움을 주는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효과적이다. 또, 운동 중에 숨이 차거나 어지럼증이 느껴지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미온수를 마시며 10분 이상 휴식을 취한다.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고 심장이나 머리 쪽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