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높은 분야 친부모 돌보는 마음으로 고객 확보"
시설에서 재택 돌봄서비스로 전환 추세…"맞춤형 대응이 중요"
(도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 노인을 돌보는 비즈니스는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친부모 돌보듯 정성을 다하는 마음가짐으로 고객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와 치바(千葉)현·아이치(愛知)현에서 노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서비스인 개호(介護)사업을 펼치는 전정섭(56) JKT스탭뱅크 대표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 대표는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천630만명이고, 노인이 포함된 가구 수가 총가구의 50%를 차지하는 데다 기대 수명도 늘고 있어 사업 전망이 밝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18일부터 도쿄 신주쿠구에서 개최한 '제24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 참가했다
그는 현재 노인·장애인 복지시설이나 거주지로 70여명의 전문 개호복지사를 파견하고 있다.
병약한 이들을 돌보는 일인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외국인이 사업에 뛰어들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다.
그렇기에 그는 노인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으로부터 환영받는 개호 서비스를 펼치기 위해 여러 가지 원칙을 세워서 엄격하게 적용한다.
복장 등 청결 상태 유지, 파견 현장 관리자 요구에 대한 충실한 대응, 출근 시간 엄수, 집단 괴롭힘(이지메) 발견 시 즉각 보고해 조치하기 등을 철저히 준수한다.
전 대표는 "노인·장애자는 약자인 데다 몸도 불편해 개호복지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기 마련"이라며 "아픈 몸에 더해 마음에까지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복지사는 절대로 손톱을 기르지 못하게 한다. 노인들은 피부가 약해 손톱에 살짝 긁혀도 상처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JKT스탭뱅크의 개호복지사가 파견되는 시설에서는 노인 이지메가 사라진다고 알려져 고객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1991년 일본에 유학 와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종합무역회사를 차렸다.
한국의 전자제품·잡화 등을 일본에 공급하면서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무역 수수료가 점차 줄어드는 시점에서 업종을 변경해 8년 전 노인 개호서비스 분야에 뛰어들었다.
돌봄 인력은 부족한데 노인은 점차 늘고 있어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 대표는 "신상필벌의 원칙을 세워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대우받는다는 인식을 전 사원이 공유한다"고 자부했다.
20년 전 월드옥타에 가입해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덕분에 사업 기회를 얻기도 한 그는 이제는 나눌 때라고 판단해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일한국인이 2만여명 거주하는 지바현에 2020년에 한인회를 세워 2년간 초대 회장을 역임했고, 올 초에는 재일본한국인골프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오는 7월에 제1회 재일본한국기관연합골프대회를 열어 골프를 통한 인적 교류 확대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 JGTO나 JLPGA 등 프로 골프 대회 참가를 위해 퀼리파잉(Q) 스쿨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 후원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고국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파견할 재일동포 선수도 선발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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