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도 이상 신부전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8% 이상 높다. /클립아트코리아
중증 신장질환자는 일반인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8%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증 신장질환자는 정상인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크게 다르지 않아, 평소 신장 관리를 잘하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의 위험이 커지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박승정·김태오 교수 연구팀은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받은 환자 총 1만354명을 신부전 정도에 따라 분류하고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경증 신부전 환자는 정상인과 비슷한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보였지만, 중등도 신부전은 정상인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8.2% 높았다.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위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스텐트 삽입술)이나 관상동맥 우회수술 예후에 신장 기능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영향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신장이 1분간 걸러낼 수 있는 혈액량을 나타내는 신장 기능 지표인 계산된 사구체 여과율(eGFR)을 기준으로 정상(eGFR 90mL/min/1.73㎡ 이상), 경증(eGFR 60~89mL/min/1.73㎡), 중등도(eGFR 30~59mL/min/1.73㎡)로 분류하고, 신장기능과 심혈관질환과의 관계를 살폈다. 정상군과 경증 신부전군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에서 정상군은 18.0%, 경증 신부전군은 19.6%로 나타나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정상군과 중등도 신부전군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각각 25.4%와 33.6%로 나타나, 8.2%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신장 기능 저하 정도가 최소한 중등도 이상일 때부터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병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신부전 정도가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과 관상동맥 우회 수술의 치료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정상과 경증, 중등도 신부전 모두 심혈관 질환 치료 결과는 비슷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경증과 중증도 수준의 경계성 신장 기능 저하자에 중점을 두고 진행한 이번 연구를 통해 주요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시점이 중등도 이상 신부전상태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를 감안할 때, 심혈관질환 치료 시 신장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 경증 혹은 정상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