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방치하면 요로결석, 신우신염 등 합병증 위험↑ 약물치료로 개선 안 되면 수술 고려해야 수술 후엔 정기검진으로 배뇨·전립선상태 점검
전립선비대증(전립샘비대증)은 하루 평균 3600명 넘는 환자가 진료를 볼 만큼 흔한 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약 132만명으로 2015년 105만명 대비 27만명, 약 26% 증가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잔뇨감, 야간뇨, 빈뇨 등 다양한 증상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방치하면 합병증까지 유발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기관으로 배뇨와 생식기능에 관여한다. 전립선비대증은 말 그대로 전립선 크기가 커져 요도를 압박,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비만, 흡연, 음주, 가족력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된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에 비례해 발병률이 늘어난다.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증상은 소변을 볼 때 느끼는 배뇨증상과 소변이 방광에 찰 때 느끼는 저장증상으로 나뉜다. 배뇨증상은 ▲소변줄기가 약해지는 ‘약뇨’ ▲배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주저’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다. 저장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야간에도 소변을 보기 위해 한번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운 ‘요절박’ 등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 방광 속에 정체돼 있는 소변이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진행될수록 신장기능이 악화돼 신우신염, 급성전립선염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단 전립선암과는 무관하다.
간혹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요폐가 발생해 응급실에서 소변줄을 삽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이동환 교수는 “술 마신 후나 감기약복용 후 급성요폐가 많이 생기는 만큼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 후에도 정기검진 필요
전립선비대증은 우선 약물로 치료한다. 약물은 전립선근육의 긴장을 완화해 소변이 잘 배출되게 하는 알파차단제, 호르몬분비를 줄여 전립선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는 호르몬억제제 등을 사용한다. 약물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TURP)과 전립선동맥색전술(PAE)이 대표적이다.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은 요도에 내시경을 집어넣어 좁은 요도를 넓혀주는 방식이다. KTP레이저수술과 홀뮴레이저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KTP레이저수술은 레이저로 전립선조직을 태워 요도를 넓힌다. 홀뮴레이저수술은 전립선을 감싸는 맨 바깥 막과 비대한 전립선 사이를 통째로 분리, 체외로 제거한다.
전립선동맥색전술은 대퇴동맥이나 손목동맥에 1.8mm 의 동맥을 삽입한 후 색전물질을 투입, 전립선동맥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전립선동맥이 막히면 자연스럽게 전립선이 수축되고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가 있다.
이동환 교수는 “시술시간은 1~2시간, 입원기간은 2~3일 내외로 수술 부담이 적고 전신마취와 피부절개도 필요 없어 환자가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며 “수술 환자의 70~80%는 수술 후 10년 이상 원활한 배뇨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수술 후 남은 전립선조직이 노화에 따라 계속 자라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배뇨와 전립선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