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 서울사회서비스원 대표가 지난 5일 제2노조인 돌봄노조와 단체 협약을 맺었다(서울시 제공). |
서울시 공공복지를 담당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이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하면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사측은 서사원의 종사자(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민간기관 요양보호사의 2~3배에 가까운 임금을 받고 있다며 노조의 '노동탄압' 주장을 반박했다.
17일 서울사회서비스원에 따르면 황 대표 취임 후 4개 노조와 개별 교섭을 진행하면서 노조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서사원 직원 467명 중 노조원은 290여명인데 4개 노조로 나뉜다.
서사원은 지난달 16일 제1노조인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과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시의성 있는 발전적 노사관계 정립' 등 이유에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32조 3항에 따른 것으로 6개월 후에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된다.
이후 지난 5일에는 제2노조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돌봄노조)과 단체 협약을 체결하자 제1노조인 공공운수노조의 반발이 더 거세졌다.
공공운수노조는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고 와해하려는 속셈이자 노동 탄압"이라며 "코로나19 시기 위험과 고생을 감내했던 돌봄 노동자에게 보상은커녕 노동 개악에만 열을 올린다"고 주장했다.
서사원은 민간기관 요양보호사 급여의 2배 이상 가까운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노조 주장을 반박했다. 장기요양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간기관 요양보호사의 급여는 평균 월 107만6000원, 방문요양은 월 80만8000원인 반면 서사원 종사자(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는 월 평균 223만원이다.
사측은 또 99.7%의 민간종사자가 저임금, 고용불안을 겪고 있을 때 0.3%의 서사원 종사자는 정규직·월급제로 고용돼 높은 임금과 안정적인 고용조건에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서사원 근로자 중 59.2%가 하루 평균 3.83시간 이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14%는 하루 2.68시간도 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 평균 2.68 시간 이하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민간 시급제에서는 64만원을 받지만, 서사원에서는 223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황정일 서사원 대표는 현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은 사측의 인사권과 경영권을 침해하고 노동자의 권익만을 극대화했다며 해지 통보 이유를 설명했다.
사측이 문제 삼은 조항은 '재단은 직원의 채용과 승진·휴직·전직·전보·징계해고 등에 대한 제반 원칙을 노조와 사전에 협의해야 하고 대기 발령은 노조와 합의해 시행한다'(제31조), '재단은 재고용 대상, 고용방식과 조건 등에 대한 제반 사항은 조합과 별도 합의한다'(제40조) 등이다.
서사원 관계자는 "단체협약 해지권은 법적으로 보장된 쌍방의 권리이지 어느 일방의 일탈이나 무법적 행위가 아니다"며 "오히려 노조 활동과 기존 근로 체계로 인해 서비스 이용자가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