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기가 가시지 않은 요즘. 스탠포드 의과대학 영양과학자 크리스토퍼 가드너 교수는 채소와 과일 섭취가 면역력 증진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CNN 헬스를 통해 소개됐다. 연구팀은 하루에 과일과 채소를 2~3인분 먹인 동물과 하루에 5~6인분 또는 8~9인분을 섭취한 동물들의 면역력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과일을 하루에 8~9회 섭취한 동물의 면역력이 가장 높은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과일을 하루에 8~9회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았다. 따라서 섭취량을 조금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행 연구에서도 매일 과일과 채소를 10개씩 먹은 경우 심장마비, 뇌졸중, 암, 그리고 조기 사망의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가드너 교수는 면역력에 좋다는 ‘슈퍼푸드’에 집중하는 것은 잊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인체가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식이 필요하다. 신선하고 화려한 채소들로 구성된 식사가 당신의 면역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병원균이더라도 우리의 기초 체력과 나이, 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이겨내는 힘은 다르기 때문에 평소에 비타민 C, 비타민 D 등 균형잡힌 영양소로 구성된 식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인의 하루 평균 채소 섭취량은 384g, 과일 섭취량은 213g이다. 실제 권장량인 채소 250g, 과일 200g을 웃도는 수치다. 한국인은 채소 540g과 과일 161g을 섭취해 채소는 2배 가까지 먹지만 과일은 실제 권장량보다 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겨울철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으로 콩, 산나물, 버섯, 강황, 고추를 추천했다. 콩은 칼로리는 낮지만 풍부한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칼슘, 고혈압과 심장병에 좋은 칼륨과 비타민 C, 엽산, 비타민 A가 가장 많이 들어있는 식품이다. 콩을 충분히 섭취하면 고기를 먹지 않아도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산나물은 비타민, 미네랄, 칼륨, 칼슘, 철 등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몸에 활력을 준다. 우리 몸에 필요한 카로티노이드뿐만 아니라 미네랄의 훌륭한 공급원이다. 버섯은 암 환자들이 가장 즐겨찾는 음식 중 하나다. 몸의 면역 활성을 높여주는 핵심 성분인 '베타글루칸'이 풍부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0종 이상의 식·약용 버섯에 대해 영양 성분 등을 연구한 결과 대부분의 버섯에서 항암과 면역조절 등의 효능을 확인했다. 강황은 슈퍼푸드로 꼽힌다. 강황을 노랗게 보이게 하는 강력한 항염증 및 항산화 성분인 '커큐민' 덕분인데 세균의 세포를 침범해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면역력 향상에 좋다. 고추는 레드푸드의 대표 주자로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의 함량이 높다. 베타카로틴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며 암과 심장질환 예방 효과가 있는 천연 항산화제로 손꼽힌다. 연구팀은 “아직 초기 수준의 발견이지만, 과학자들은 비타민과 코로나 19의 연관성을 연구 중이다. 비타민이 염증 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면역력을 위해 무엇보다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