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기이지만 당뇨와 치매의 연관에 대한 가설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3형 당뇨병’ 얘기인데요. 1형, 2형 당뇨병과는 발병 원인 자체가 다릅니다. 치매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가 당뇨까지 일으킬 수 있단 얘기입니다. 당뇨와 치매가 함께 진행된다….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처 방법 정리해드립니다.
오늘의 당뇨레터 두 줄 요약! 1. 아밀로이드가 췌장을 공격해 생긴 3형 당뇨병! 2. 당뇨 진단 후 자꾸 ‘깜빡’한다면 의심할 수 있습니다.
아밀로이드가 원인인 3형 당뇨병 3형 당뇨병은 1형, 2형과는 원인이 완전히 다릅니다. 몸속 대사물질인 ‘아밀로이드’가 문제가 돼 발병합니다. 아밀로이드 하면 떠오르는 질병이 있죠? 맞습니다. 뇌에 쌓여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가 췌장에 쌓여 췌장 기능을 망가뜨려 생기는 당뇨 유형입니다.
3형 당뇨병은 아직 의학 교과서가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기초 분야에서 아밀로이드와 당뇨병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임상적으로도 이 당뇨 유형이 치매와 관련이 크다고 보면서 관심을 갖는 의사들이 많습니다.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혈관에 문제가 생겨 혈관성 치매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3형 당뇨병의 경우, 당뇨 합병증으로 혈관성 치매가 오는 것이 아니라 당뇨병을 유발한 원인이 알츠하이머 치매까지 유발한다는 점이 새롭습니다.
당뇨 진단 시기 관계없이, 인지 문제 있다면 의심 3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를 오래 앓지 않아도 치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진단 기준과 치료법 정립을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전체 당뇨 환자의 5%가 3형 당뇨병일 것이라 추정합니다. 당뇨병 환자 중 어떤 사람을 ‘3형’으로 의심해볼 수 있을까요?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당뇨병은 일반적으로 신경, 망막, 콩팥에 순차적으로 합병증이 생기는데 3형 당뇨병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며 “다른 특별한 증상이 없고 당뇨를 진단 받은 지 오래 되지 않았더라도, 최근 일을 자주 깜빡하는 등 인지 문제를 겪는다면 의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3형 당뇨 환자, 치매 생기는 것 막으려면 치매가 그렇듯 누구에게 아밀로이드가 잘 쌓이고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적으로 정해져있거나, 식사나 운동 같은 생활습관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 봅니다. 3형 당뇨병은 정식으로 분류되지 않아서 정립된 검사법도 아직 없습니다. 만약 자신이 3형에 속하는지 알고 싶다면 주치의와 먼저 얘기해보기를 권합니다. 당뇨병 환자가 경도인지장애 검사에서 인지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3형으로 보기도 합니다. PET CT 촬영을 통해 아밀로이드 검사를 할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서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충분히 문진하고 인지 검사 등을 실시해 3형 당뇨병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치매가 오지 않도록 적극 관리해야 합니다. 인슐린을 투여하면 아밀로이드가 뇌세포를 공격하지 못 한다거나, 당뇨약인 메트포르민이 아밀로이드를 감소시킨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재로써는 혈당 관리를 잘 하고, 경도인지장애 단계라면 치매로 넘어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약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