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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주요 정책 대상인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6만개 넘게 줄이면서 ‘민간형 노인일자리’는 9만개 늘리기로 했다.

  • 가득찬항아리
  •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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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도 ‘민영화’…저소득층보다 고학력 우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정부가 내년부터 70대 이상 저소득 노인이 주요 정책 대상인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6만개 넘게 줄이면서 ‘민간형 노인일자리’는 9만개 늘리기로 했다. 노인일자리 사업마저 ‘민간 중심’을 되찾겠다는 취지인데, 사실상 가장 지원이 절실한 저소득 노인의 일자리는 줄이고 고학력 베이비부머의 일자리를 늘리는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노인일자리의 여러 정책목표 가운데 복지적 성격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던 예산안 사업에 대해 브리핑을 열었다. 노인일자리는 그중에서도 논쟁이 치열한 사업으로 꼽혔다. 정부는 현재 전체 재정지원 노인일자리의 72%를 차지하는 공공형 일자리가 “고학력이 많고 디지털 친숙도가 높으며 근로의욕도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숙련 일자리 수요”에 맞지 않는다며, “저숙련 공공형 일자리를 줄여 일자리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공공형 일자리를 ‘질 낮은 일자리’로 규정하면서, 공공형 일자리 축소를 ‘노인일자리 질적 향상’으로 포장한 셈이다. 정부는 공공형 일자리가 줄어도 전체 노인일자리 수는 2만9천개 늘어난다는 점과 전체 예산이 720억원 증가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 주장대로 확대되는 민간·사회서비스형 일자리가 공공형 일자리보다 급여 수준이 높은 건 사실이다. 공공형 일자리는 잡초 뽑기나 공원관리 등 단순 활동을 월 30시간하고 일종의 활동비로 월 27만원이 지급된다. 반면 정식 근로계약을 맺는 민간·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근무시간도 길고 임금도 더 높은 편이다. 정부에 따르면 민간형 일자리는 월평균 119만원,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월 71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문제는 공공형 일자리와 정부가 확대하려는 민간·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정책목표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각 일자리 사업의 선발기준을 살펴보면, 공공형 일자리는 소득인정액과 세대 구성, 차상위 계층 해당 여부 등을 두고 선발하는 ‘근로연계형 복지사업’의 성격이 명확히 드러난다. 실제로 노인에게서 생산성을 기대하기보다는 적당한 사회활동을 통해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노인의 노후소득을 보전하는 기능을 한다.

 

반면 민간·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선발기준에서부터 자격증과 경력, 컴퓨터 활용 능력 등 사무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자리 사업마다 참가자의 구성 자체도 다르다. 공공형의 경우 저학력 70대 중후반 노인이 주로 참여하고, 민간·사회서비스형의 경우는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60대 중후반 노인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다양한 근로 욕구를 수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당장 빈곤에 빠진 노인들에게 소득을 보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노인일자리 사업은 사실상 노동시장에서의 경쟁이 불가능한 70살 이상의 고령층에 대해 소득을 보전해주기 위한 근로연계형 복지의 성격이 강하다”며, “경쟁력 있는 고숙련·고학력 노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연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건 전체 노인 일자리 문제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정부가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사람들은 취업이 불가능한데 노후 소득이 없는 70대 이상 노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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