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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11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높은' 만족도…눈덩이 적자는 '숙제'

  • 민영수
  • 2019-07-31
  • 조회수 261

 

박모씨는 어느 날 아버지의 이상함을 느꼈다. 자기 나이와 이름을 잊었다. 갑자기 예비군 훈련장에 가야 한다며 군복을 찾기도 했다. 치매였다. 증상은 심해져 종종 폭력 성향도 나타났다. 가족들이 돌아가며 종일 아버지를 보살피길 수개월, 우연히 알게 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박씨 가족에 큰 도움이 됐다. 박씨는 “아버지가 요양등급을 받아 주간보호센터에서 체조, 노래, 운동 등을 즐기면서 상태도 호전되고 밝아지셨다”고 전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된 지 11년이 됐다. 고령자 돌봄에 있어 가족 부담을 줄이고 사회·국가가 책임을 다하기 위해 2008년 7월 출발, 고령화시대 중요한 사회보장체계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재정 고갈 등 우려가 제기되면서 제도 개선이 과제로 주어졌다.
 
29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인정자는 71만6029명이다. 65세 이상 인구의 9.3% 수준이다. 2008년 등급인정자 21만4480명, 65세 인구 대비 4%였던 것에서 크게 늘었다. 등급은 받지 못했지만 추가 비용을 내고 서비스는 이용할 수 있는 등급외자도 16만2537명이 있다.

장기요양보험은 만 65세 이상 또는 만 65세 미만이어도 치매 등 노인성 질병 환자가 대상이다. 등급판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점수에 따라 1~5등급, 인지지원등급, 등급외 A~C로 분류돼 노인요양시설 이용, 주야간보호서비스, 방문목욕서비스 등을 이용하게 된다.
 
서비스가 확대되고 이용자도 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만족도 조사에서 보호자, 이용자는 각각 90.9%, 86.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일반 국민 93.5%도 제도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향후 서비스 이용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97.7%에 달했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당기수지는 2016년 -432억원, 2017년 -3293억원, 지난해 -6101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요양보험 장기지속성을 위해서는 ‘건강한 노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은정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분석해 보면 당뇨, 고혈압 등 다중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이 치매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장기요양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밟는다”며 “장기요양이 필요하지 않게 노인질환부터 잘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증인 등급외자의 10~25%가 매년 인정등급으로 진입하는 만큼 예방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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