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목욕 재가서비스 수급자 동의를 받고서 1명의 요양보호사가 목욕을 시켰다면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의 원심 파기 환송으로 최종 판결을 맡게 된 서울고등법원은 재가 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는 A씨에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처분한 장기요양급여비용 3억5100여만원 중 200여만원만을 인정하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요양보호사 2인이라는 규정이 수급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1인이 목욕서비스를 제공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건보공단은 A씨가 운영하는 요양기관이 방문목욕을 제공할 때 1인의 요양보호사를 파견하고, 방문목욕을 하지 않고도 요양급여를 청구했다며 장기요양급여비용 총 3억5100여만원 환수 처분을 내렸다.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수급자 안전을 위해 입욕시 이동보조와 몸 씻기 과정은 반드시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에 의해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A씨는 방문목욕시 기본적으로 남녀 각 1인의 요양보호사가 동행하고 몸을 씻는 과정만 수급자와 동성인 요양보호사 1인에 의해 제공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건보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몸 씻기 과정에서 이성인 요양보호사가 참여토록 강제함으로써 수급자에게 수치심을 안겨주는 것은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이라고 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입법 취지에 오히려 어긋난다는 A씨 주장을 받아들여 건보공단에 환수처분을 전액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대법원도 수급자가 수치심을 느껴 이성인 요양보호사 참여를 거부하는 등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동성 1인의 요양보호사가 몸 씻기 과정을 진행해달라는 의사가 명시적으로 표시되고 수급자 안전을 위해 2인의 요양보호사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를 강제할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 환수처분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방문목욕을 제공한 적 없음에도 허위로 방문목욕을 제공한 것처럼 지급받은 요양급여 200만원은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서 등을 검토해 다시 판단할 것을 명하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파기 환송심에서 고등법원은 방문목욕 중 몸 씻기와 관련해 예외적으로 1인의 요양보호사가 참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을 따라 3억4900만원에 대한 환수처분 취소를 판결했고, 허위 청구를 이유로 한 200만원에 대한 환수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