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뇌경색 후 나타날 수 있는 실어증(aphasia) 치료에는 성악 듣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알렉시 시보넨 교수 연구팀이 매일 음악을 듣는 것이 뇌경색으로 인한 언어기능 장애 회복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뇌경색 후 실어증(aphasia)이 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2일 보도했다.
실어증은 뇌 질환이나 뇌 손상으로 언어의 이해와 표현 능력이 상실된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헬싱키 대학과 투르쿠(Turku) 대학 병원 신경센터에서 실어증 환자들에게 성악, 기악, 오디오북(audiobook: 녹음으로 만든 책)을 들게 하고 뇌 언어 네트워크의 구조적, 기능적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3개월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성악을 듣는 것이 오디오북을 듣는 것보다 뇌 좌측 전두엽(left frontal lobe)에 있는 언어 네트워크의 구조적 신경연결 회복을 개선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언어 네트워크의 이러한 구조적 연결 개선은 언어 기능 회복과도 상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악 듣기가 뇌의 언어 네트워크의 구조적, 기능적 가소성(plasticity)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음악을 매개로 한 신경학적 재활 치료법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뇌경색에 의한 언어기능 장애에 사용되는 재래식 재활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으로 성악 듣기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제언했다.
현재의 재활 치료법은 효과가 있지만, 환자에 따라 효과의 차이가 크고 언어 기능 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의 온라인 학술지 '이뉴로'(eNeuro)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