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숨지기 전 10년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지내는 기간이 평균 20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들어간 의료비는 건강보험급여와 개인부담금을 합쳐 1인당 28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사망한 65세 이상 노인 중 생전에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 경우는 11만2420명이었다. 

이들의 입원기록을 추적한 결과 사망 전 10년간 노인 1명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지낸 기간은 총 614일, 약 20개월이었다. 요양병원에서 지낸 기간이 347일로 요양원에서 보낸 기간 267일보다 길었다. 이 가운데 1.3%인 1464명은 재원·입소 일수가 3000일을 넘어 사망 전 10년의 대부분을 요양병원이나 시설에서 보낸 셈이다. 지역별 재원기간을 보면 제주가 1인당 791일로 가장 많았고 울산(690일), 대전(665일), 광주(658일), 세종(650일) 순이었다. 

이들에게 10년간 들어간 의료비는 총 3조1644억원이었다. 건보에서 부담한 부분은 2조5655억원(81.1%)이고 노인 본인·보호자 등 개인 부담은 5989억원(18.9%)이었다. 1인당 의료비는 건보공단 부담금 2282만원과 본인 부담금 533만원을 더해 총 2814만원(요양병원 2619만원·요양원 195만원)이었다. 

요양병원의 이용 비중에 따라 1인당 의료비 부담은 지역별로 최대 2.37배 차이를 보였다. 

현재 전국에는 요양병원 1428곳(22%)과 요양원 5187곳이 운영 중이다. 건보가 적용되는 요양병원은 노인성 질환이 심한 사람 등 돌봄보다 치료가 우선 필요한 노인이 주된 대상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운영되는 요양원은 치매 등 요양등급을 받은 노인에게 돌봄서비스를 주로 제공한다.

김 의원은 “별다른 치료가 필요없는 노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많아 건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불필요한 요양병원 입원을 줄이고 요양서비스 전반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