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배윤 기자]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황정일 대표는 최근 예산 100억원 삭감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온갖 주장에 대해 사실 규명 차원이라며, ‘오해와 진실-10문10답’을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황 대표는 100억원의 예산 삭감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서사원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노조가 누리고 있는 불합리한 권리를 내려놓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길이라며, 서사원 돌봄 근로자(일 8시간 근로, 전일제)의 2022년도 기본임금은 기본급 197만원에 급식비와 교통비가 더해져서 225만원으로, 부양가족과 초과근로 여부에 따라 가족수당, 초근수당이 더해질 수 있는데 올해 가장 많이 받은 근로자의 임금은 월 294만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어려움에 대한 항간의 ‘오세훈 책임론’에 대해선, 2019년부터 서사원은 문제투성이였다며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라 일축하고 서울시의회의 예산 100억원 삭감은 약자와의 동행을 슬로건으로 하는 서울시의 정책 방향과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0.24% 특권층과의 동행’을 방조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서사원은 제대로 된 ‘약자와의 동행’을 위해서는, 0.24%의 특권층을 양산하는 현 서사원의 임금구조와 복무규정, 근무체계를 노조 스스로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10問 10答 전문이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10問 10答)
1. 예산 100억 삭감은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공공돌봄을 포기했다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공공돌봄은, 민간이 하기 어려운 그리고 수익이 나기 어려운 부분의 돌봄을 하면서 그 구성원이 남다른 공적 책임 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있을 때. 공공돌봄이라고 할 자격이 있다고 본다.
서사원이 소위 민간곤란 사례를 서비스한 실적은 20년 12%, 21년 11%% 정도였다. 나머지 90% 가까운 서비스는 민간기관도 할 수 있고, 하는 일이다. 공공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라고 했더니 민간과 경쟁을 하고 있었다.
취임 100일에 ‘돌봄24’라는 청사진을 내고 “수익성은 포기하고 공공성을 추구하자” 했다. 1년이 지난 현재 20% 정도로 오르긴 했으나 공공돌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하기엔 여전히 민망하다.
- 그뿐만이 아니다. 불편하신 어르신과 장애인은 야간 휴일 관계 없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24시간 서비스는 공공돌봄의 필수 요소라고 본다.
서사원은 이 점이 원활하지 않다. 근무시간을 근로자의 동의 없이 바꿀 수 없다는 단협 54조 때문이다. 23년 1월 기준 돌봄 근로자 264명 중 토요일과 밤 10시까지 근무가 가능한 사람은 하루 4시간 시간제근로자 1명 뿐이다. 전체 돌봄근로자 중 0.37%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작년 4월에 돌봄서비스를 받던 중증 와상 장애인이 민간으로 이관된 사례가 있다. 휴일과 저녁 시간대 서비스를 하던 직원의 서비스 공백을 메우지 못해 1달만에 이관된 바 있다. 이런데 어떻게 공공돌봄을 수행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가?
- 지난 3년간 서사원 복무규정 위반 사례를 봤다. 내용을 보면 참 부끄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단지 공공기관이 수행하니 공공돌봄이다? 이런 넌센스가 어디 있냐?
100억원의 예산삭감이 공공돌봄을 포기한 거다? 포기할 공공돌봄의 기능이 서사원에는 애초 없다는 것이다. 자기혁신이 시급한 현실이다.
2.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 소속 근로자가 받는 임금 실수령액은 월 176-190만원으로 오히려 민간기관 근로자보다 적다?
- 거짓이다. 서사원 돌봄 근로자(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의 기본급여는 기본급+급식비+교통비(197만원+13만원+15만원)로 구성되어 있고 총 225만원이다. 여기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지방소득세 등 22만7천원을 공제하면 실수령액은 202만2천원이다.
일을 적게 하든 많이 하든 받는 월급이다. 부양가족 수, 초과근로 여부에 따라 급여는 더 올라간다. 22년도 11월 기준으로 가장 많이 받은 서사원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294만원이다.
시급제(11,000원/h 기준)인 민간기관 종사자가 서사원의 기본급여 225만원을 받기 위해서는 하루에 9.74시간(월 21일 근무 기준)을 서비스해야 한다. 한편 서사원 근로자의 60% 정도는 하루 3.83시간 이하를, 심지어 15% 정도는 2.68시간 이하를 서비스한 것으로 나온다.
3. 회의와 교육, 사례관리, 대기, 이동 등 다른 업무를 하기 때문에 민간기관과 직접 서비스 시간만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다?
- 하루 5시간 이상 직접 서비스를 제공한 근로자도 35명이 있다. 그런 논리라면 해당 근로자들은 회의, 교육, 사례관리, 대기, 이동을 안 한다는 의미인데 그렇지 않다.
일을 적게 해도 고정된 임금을 받는 단순 월급제이기 때문에 근로에 대한 유인책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가 눈총을 받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 큰 문제이다.
민간 종사자와의 격차가 심하지 않으면서 고용안정과 기본생활을 보장하고 근로를 유인할 수 있는 임금체계로의 개선이 필요한 이유이다.
4. 서사원 소속 근로자의 처우가 개선되었고 만족도 92.3으로 서비스의 질도 높아졌으니 설립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 22년 11월말 기준으로 서사원 소속 돌봄 근로자는 256명이다. 서울시 전체 돌봄 근로자(106,101명)의 0.24%이다.
0.24% 중 어떤 근로자는 3시간도 채 일 하지 않고 225만원을 번다. 처우 개선인지 도덕적 해이인지 아무튼 서사원 돌봄 근로자들은 좋아졌다. 민간의 대다수(99.76%) 근로자는 8시간을 꼬박 일해도 벌 수 없는 반면에.
전체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국민의 혈세인 세금으로 설립된 서사원이, 정작 전체 돌봄 종사자 중에서 0.24%의 특권층을 만든 셈이 됐다. 0.24%의 소수를 위한 정책을 위해 세금 180억원이 쓰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다.5. 서울시가 책임감을 갖고 서사원을 점차적으로 확대 설치해 나가면 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사회서비스 질 제고라는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 서울시 20개 출연기관의 22년도 총 출연금은 5,892억원이고 서사원은 180억원이다. 현재 0.24%인 돌봄 종사자의 수를 10%까지 늘리는 데 예산이 얼마나 필요할까? 단순 계산하면 7,500억원이 필요하다. 다른 19개 출연기관의 문을 닫아도 예산이 부족하다.
만약 19개 출연기관의 문을 닫고 서사원에만 출연금 5,892억원을 주었다고 가정하자. 단순 계산하면 8,379명의 돌봄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 서울시 전체 돌봄 종사자 중 7.8%에 해당한다. 역시나 10% 이내의 특권층 내지 귀족을 만드는 꼴이 된다.
지자체 예산으로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가 예산을 편성 · 투입하고 수가 체계 등 제반 사항을 개선하지 않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일이 아닐 수 없다.
6. 중장기적으로 현재 서사원의 모델을 갖고 민간기관을 견인해 나가면 전체 사회서비스업 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서비스 질 제고라는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 20명의 요양보호사와 1명의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민간기관에서 요양보호사 전원이 하루 6시간씩 월 21일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가정해 보자(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정이다).
민간이 벌어들일 수 있는 총수입은, 공단으로부터의 요양급여 4천2백33만원(6시간<100,800원>×21일×20명)과 가산금 수입 3백만원으로 총 4천5백33만원이다.
현재의 서사원 모델을 도입한다면, 요양보호사 인건비만 1인당 225만원씩 20명으로 4천5백만원이 들어간다. 민간기관은, 운영비는 고사하고 법정 필수 인원인 사회복지사의 인건비도 지불할 수 없다. 곧 파산이다.
현 서사원의 모델로 민간을 견인한다는 것은 민간기관을 줄줄이 도산시키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7. 서사원 대표는 지금의 서사원 구조에서 고용불안과 임금불안의 애초 민간기관 형태인 시급제 계약직으로 돌아가거나, 공공도 민간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그렇지 않다. 돌봄의 사회적 중요성에 비해 민간 종사자의 처우나 고용 상태가 매우 열악하다는 사실에는 동의한다. 업종별로 비교해도 그 격차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0.24%만을 위한 정책에 많은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넌센스다.
0.24%를 위한 조직과 정책에 세금 180억원을 소비하기보다는 나머지 민간기관 종사자 99.76%도 함께 웃고 어깨동무할 수 있는 구조로의 전환과 개선에 세금이 쓰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8. 모든 문제는 노조와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는데 현 서사원 대표는 노조와 대화에 일절 응하지 않고 노조를 적대시하고 있다?
- 돌봄노조와 22년 4월7일 첫 교섭 이후 4개 노조와 총 20회 이상의 공식 교섭을 했다. 바공식 교섭까지 더하면 3-40회는 족히 될 것이다. 민주노총 돌봄노조와는 지난 10월 5일, 긴 협상 끝에 단협안에 합의를 봤다.
주요 내용은 안식휴가제 실시, 호봉제 24년 도입, 촉탁직 가족수당 지급 및 3년에서 5년으로 연장 등이다. 특히 지난 3년간 노사 갈등의 주원인이었던 교통실비 지급 문제도 22년1월부터의 소급 적용안을 갖고 논의 끝에 합의하였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면 수용한다는 생각이다.
9. 예산 100억원 삭감으로 서사원이 존폐위기에 놓였는데 이는 민간 주도 복지로 정책 방향을 잡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이후 진행된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선출된 결과다?
- 호사가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명백한 가짜뉴스다. 서사원의 비효율적인 구조와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9년 설립 이후 2020년 시설의 추가 설립 계획이 오죽하면 박원순시장 재임 시에 축소 변경되었을까? 더하여 21년 예정된 센터 11개와 어린이집 5개 설립도, 박시장의 불행한 일 직후인 20년 말에 예산이 삭감되면서 전면 취소된 바 있다. 당시의 서울시에서도 서사원이 문제가 있었음을 알았다는 반증인데 이 모든 것이 오세훈 시장 취임 전,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의 일이다.
다시 말해 서사원이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문제투성이라는 점은 설립 전부터 그리고 그 이후에도 줄곧 공지의 사실이었다. ‘누가, 언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이냐’만 남은 상태였는데, 이제 현실화되고 있을 뿐이다.
10. 서사원 예산 100억원 삭감은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 서울시의회의 서사원 예산 100억원 삭감은 현재의 잘못된 구조와 체계를 개선하라는 메시지라고 이해한다. 요컨대 전체 돌봄 근로자 중 0.24%만이 기형적으로 처우가 개선된 서사원에 ‘0.24% 특권층과의 동행’을 더 이상 방조하고 조장하자 않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예산을 회복하여 애초의 취지에 맞는 제대로 된 ‘약자와의 동행’ 길을 가기 위해서는 도처의 불합리한 구조와 권리를 과감히 해결해야 한다,
일을 적게 하고도 민간 근로자보다 3배 이상 받는 임금구조, 일을 안 하고도 통상임금 100%를 가져갈 수 있는 복무규정, 어르신과 장애인 돌봄을 위한 24시간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할 수 없는 근무체계 등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